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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권력의 이념사

달고양이 Friday 2014. 10. 18. 21:20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베를린 자유대학 초대 총장이자 독일의 역사가인 프리드리히 마이네케(1862-1954)는 그가 집필한 <국가권력의 이념사(1924)>에서 근대 이후 유럽에서 전개된 정치권력과 윤리의 역학관계를 냉철하게 고찰한다.

마이네케의 부각은 랑케가 이끌어가던 독일 역사학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으며, 나아가 그는 나치스에 의해 감각이 마비됐던 당대의 역사가들에게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사유의 기초를 쌓아 올렸다는 평가를 얻게 된다.

독일의 역사‧정치학의 새로운 이정표 역할을 한 이 책은 독일이 정립해야 할 새 방향을 제시한다. 마이네케는 도덕적 관념을 곁들이지 않은 지극히 합리적인 분석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나치스를 직시한다.

마이네케는 일찍부터 히틀러의 권력 장악을 ‘독일 역사에서 더할 나위 없이 불행한 날’의 시작으로 단죄하고 근대 독일 역사의 현실을 응시한다. 그는 이 같은 논의를 끌어내기 위해 근대 이후 유럽의 지도적 정치가와 국가 사상가들의 정치와 윤리의 역학관계를 서술한다.

마이네케는 각 국가에는 각 순간에 행동의 이상적인 선(線), 즉 하나의 이상적인 국가이성이 존재하다고 전제한 뒤, 힘과 도덕이 하나가 되어 국가를 세우고 역사를 창출한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국가이성은 정치행동에서 고도의 합리성과 합목적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정치가는 국가의 객관적 이해를 냉철하고 합리적으로 찾아내 감정적인 잡다함에서 해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선 근대 정치가들의 업적과 과오를 면면히 살펴봐야 하는데, 그 첫 번째 대상이 되는 마키아벨리를 마이네케는 근대 국가이성(국가행동의 기본원칙이자 국가의 운동원리)의 이념사를 이끈 창시자로 평가한다.

마이네케는 “마키아벨리는 정신화되고 감각적‧자연적 충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그리스도교의 이원론적 윤리와 결별을 선언하고, 그리스도교 윤리에서 선악의 구별에 관한 일정한 주요개념만은 유지했다”고 밝힌다.

이후 마이네케는 프리드리히 대왕에 주목한다. 스스로를 ‘국가 제1의 머슴’이라고 지칭한 이 계몽전제군주를 “강력한 왕조적 국가의식을 지니고 프로이센의 발전에 방해되거나 그와 무관한 모든 비합리적 요소를 배제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제1부와 제2부에서 마키아벨리 이후 프리드리히 대왕에 이르는 유럽 절대주의 시대의 마키아벨리즘과 반마키아벨리즘의 흐름을 고찰한 마이네케는 제3부를 통해 독일에서 전개된 권력과 윤리의 관계를 헤겔 피히테 랑케 트라이치케 등의 사상가들을 조명한다.

프리드리히 마이네케 지음 / 한길사 펴냄

송범석 기자 melon@newsc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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