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미셸 푸코, "방법에 관한 질문들"(1) 본문

푸코 도서관

미셸 푸코, "방법에 관한 질문들"(1)

달고양이 Friday 2015. 4. 20. 00:01

미셸 푸코, "방법에 관한 질문들", 푸코 효과,

 

제가 감옥을 대상으로 삼은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감옥이 기존의 연구들에서 상대적으로 무시되어왔기 때문입니다. 형벌을 연구할 때, 사람들은 보통 범죄자들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이나 형벌체계와 그 기반에 대하 법적 분석이라는 두 가지 방향 가운데 하나를 택해왔습니다. 프랑크푸르트 학파였던 게오르그 루쉐와 오토 키르히하이머의 연구를 제외하면, 실제 형벌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거의 연구되지 않았죠. 사실 제도로서의 감옥에 대한 연구는 있습니다만, 우리 사회의 일반적 형벌로서의 감금에 대한 연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감옥을 연구한 두 번째 이유는 일명 '도덕의 테크놀로지'라 부를 수 있는 것의 변화 경로를 추적해 '도덕의 계보학'을 조명하는 프로젝트를 다시 제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떤 행위가 왜 처벌되는지의 문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저는 이런 질문을 던져봤죠. "사람들은 어떻게 처벌되는가? 이는 제가 광기의 문제를 다룰 때도 똑같이 사용했던 방법입니다. 당시 저는 특정한 시기에 무엇이 정상/광기, 정상적 행위/정신병으로 간주되는가를 묻기보다는 어떻게 이 구분선이 작동하는가를 질문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했던 다른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감옥과 관련한 제 분석 대상은 '제도'나 '이론' 혹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실천들'이었습니다. 또한 저는 특정한 시기에 이런 실천들이 수용되는 조건들에 대해 연구하고자 했죠. 저는 이 실천의 형태들이 단순히 제도나 이데올로기에 의해 결정되거나 현실적 조건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물론 이런 요소들도 나름의 역할을 하긴 합니다만), 실천들 나름의 고유한 규칙성과 논리, 전략, 자명성, 그리고 '이성'을 가지고 있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러나까 이는 '실천의 체계'를 분석하는 문제였습니다. 여기서 실천이란 우리가 말하고 행하는 것, 전제가 되는 규칙과 이성들, 그리고 명확한 사실과 계획 등이 만나 뒤엉키는 장소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실천의 체계를 분석한다는 것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관련한 명령의 효과(사법진술의 효과)와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와 관련된 코드화의 효과(진실진술의 효과)를 동시에 생산하는 품행의 프로그램화를 분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저는 제도로서의 감옥의 역사가 아니라 '감금'이라는 실천의 역사를 쓰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런 실천의 기원, 더 정확히 말하면 오래도록 계속되어 온 감금이라는 실천이 어떻게 특정한 시기에 형벌제도의 핵심요소로 수용되고, 그 제도의 자연스럽고 자명하며 주된 요소로 자리잡게 됐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죠.